벤처 1세대 변대규 “기업인은 혁신으로 인간 욕망 실현시켜야”

대표적인 1세대 벤처 창업가로 꼽히는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인은 끊임없이 기업인의 본질과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변 회장은 34년째 휴맥스를 이끌며 시대 흐름에 따라 과감히 사업 모델을 바꿔 왔다. 그가 창업한 휴맥스는 1989년 건인시스템으로 시작해 영상 자막 서비스를 하다 1990년대 초 디지털 가전으로 사업 분야를 정하고 셋톱박스 사업에 뛰어 들었다.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휴맥스는 모빌리티를 신사업으로 점찍고 주차장 사업, 차량 공유, 차량 관제시스템, 전기차 충전기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 해빙기가 오고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진단하나.

“워낙 유동적이다. 매주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 금리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올 때마다 한국 투자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아직은 벤처투자 시장이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올라탔다고 보기 어렵다. 보수적으로 보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문제가 있고 중국이나 한국 경제도 침체돼 있는 상황인데, 이런 것들이 내년 상반기가 된다고 해서 눈에 보이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창업가들은 어떤 투자 유치 전략을 취해야 하나.

“요즘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보면 기업가치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처럼 어려울 땐 기업가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업가치를 두고 (투자자와) 밀고 당기다가 조달 기회를 놓치는 건 대형 사고다. 지금은 필요한 자금 규모를 정하고 그 자금을 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사업모델이 확실한 스타트업은 기업가치를 조정해서라도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겠지만, 사업모델이 분명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시기를 사업모델을 검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투자기관이 투자를 거절한다면 시장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정도 기업가치로는 투자받지 못할 만큼의 약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휴맥스도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집중하는 분야가 있나.

“셋톱박스 이후의 신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 기업에 투자했다. 모빌리티 사업과 곧바로 연결되는 사업은 인수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사업의 방향이 잡혀있으니 예전만큼 투자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투자할 기업을 선정하는 데 큰 방향이 있었다면 ‘서비스 산업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분야’에 집중했다. 이 분야에는 앞으로 수십년간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소개할 만한 투자 사례가 있나.

“휴맥스모빌리티의 주차장 사업을 준비하면서 발견한 것이, 가장 디지털 전환이 안 돼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물이라는 것이다. 만약 건물이 디지털로 전환돼 생산성이 높아지면 단위 면적당 수익이 높아져 건물의 가치가 오르게 된다.

―기업인의 본질은 무엇인가.

“기업은 결국 혁신을 통해서 사회의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창출된 부를 나누는 건 정치권이 할 일이다. 기업인은 부가 무엇이며 부를 어떻게 창출할지 고민해야 한다.”

(기사출처 – 조선비즈 이은영 기자 | 링크: bit.ly/3R2A8V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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